Contents

[공유하는 콘텐츠] 온라인 교류를 강조하게 된 서비스 플랫폼들

Mandy✨ 2021. 9. 1. 23:14

평화롭게 일을 하고 있던 어제 오후 3시 즈음, 프로모션 광고 문자가 왔다. 음악 서비스 플랫폼인 VIBE(바이브)에서 '파티룸'이라는 신규 서비스 기능을 런칭하는 듯하다.
바이브의 포스트를 확인하여 대략적인 설명을 보면, 음악을 들으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 한다. 이미 사용 중이던 왓챠의 '왓챠 파티'가 먼저 떠올랐다.
코로나19 때문에 사람을 못만나게 된 것도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비대면, 온라인, 화상 미팅의 시대가 역병으로 도래할 줄은 노스트라다무스도, 마야인들도 몰랐을 것이다. 위드 코로나(처음에는 영어 접근이 어려운 계층도 알아듣기 쉽게 한글로 푸는 게 좋지 않나 싶었는데, '코로나와 함께'라고 써보니 정말 끔찍해 보인다. 난 코로나랑 함께 하고 싶지 않아!!!) 시대가 점점 가까워지는 것을 보면, 코로나19가 종식되어도 비대면의 영향은 꽤 오래갈 것처럼 보인다.
그런 다양한 서비스들의 업데이트가 단순히 멀티 플레이에서 넘어, 소셜 네트워크적인 특성을 살리고 있는 추세이다. 촘촘하게 이어진 사회망에서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은 꽤나 중요한 일이라 생각한다.

신기한 것은 플랫폼들이 전반적으로 공통의 콘텐츠를 공유하여 교류한다는 것은 동일하지만, 먼저 선행되는 개념이 다르다. 일단 내가 사용해본 왓챠파티와 클럽하우스, 트위터 스페이스의 개념을 비교해볼 생각이다. 나의 개인적인 생각과 후기가 잔뜩 담긴 글이니,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는 포스트로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다.

'콘텐츠'를 중심으로 교류하는 왓챠파티

OTT 서비스 플랫폼 왓챠의 '왓챠파티'는 왓챠 계정이 있는 여러 명의 사람이 공통의 작품을 보며 채팅을 할 수 있는 기능이다. 덕후들끼리 보면서 응원상영도 할 수 있고, 벅차오르는 감정을 느끼며 하나가 될 수 있다. 최근 여러 미디어계 유명인사들이 함께 참여하여 GV 같은 개념처럼 사용하기도 한다.

나 역시도 고등학교 동창 친구들과 왓챠 파티를 같이 한 적이 있었다. 한 번은 야구팀을 배경으로 한 '스토브리그'를 함께 정주행하고 있었다. 친구는 모 구단의 연고지 근처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우리 지역에서 다녔고, 다시 구단 연고지의 학교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다. 여전히 그 구단의 깊은 팬이다. 나는 다른 스포츠에 비해 야구는 말 그대로 게임의 규칙, 포지션만 알고 구단의 생태계나 문화는 잘 모르던 상태였다. (현재 저는 적금으로 연결된 모 구단을 응원 중입니다.) 워낙 착해서 세례명처럼 고운 마음씨를 갖고 살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내 친구. 이게 지금 야구 드라마 관람 중인지, 롤 채팅창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무서운 워리어의 기질을 보여주고 말았다. 동일한 학창 시절을 경험하여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된 나와 친구였어도, 그 콘텐츠를 두고 느끼는 감정이 그렇게나 달랐다.

왓챠파티 화면. 각 파티의 모임명과 파티장의 닉네임은 가렸다.

왓챠파티는 나와 친구의 사례 외에도 다수의 타 회원들과 모일 수 있다. '파티장'이 공개형으로 왓챠파티를 개설하면, 실시간으로 회원들이 접속해 함께 채팅을 나누며 감상할 수 있다. 미리 약속하여 만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생면부지의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과 작품을 감상하며 실시간으로 교류할 수 있다는 점은 무척 매력적이다. 생산적인 교류와 감상의 장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우선 콘텐츠가 중심이다 보니, 견해가 다른 여러 사용자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어 보였다. GV 개념으로 플랫폼 자체에서 개최한 파티가 아니라면, 모두가 발화자가 될 수 있다.
또한 첨부한 사진처럼, 같은 작품 '무한도전'을 관람해도, 에피소드에 따라 파티가 나뉜다. 다양한 작품을 '공유'하는 것과 각기 다른 규모를 보이기 위해, 작품명과 에피소드 회차, 참여 인원수는 모자이크를 하지 않았다.
나 같은 덕후들은 말 그대로 작품에 대해 주접 떠는 자리로도 많이 사용할 것이다. 그러나 그 역시도 훌륭한 사회적 소통의 방향이 아닌가 싶다. 나와 공감할 수 있는 사람과 작품에 대한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확인할 수 있는 일이니 말이다. 말 그대로 파티를 위한 기능이라 생각한다.

'교류'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형성하는 클럽하우스

클럽하우스... 사실 많이 사용해보지 않았다. 열풍이 돌아 초대장이 프리미엄 가격까지 붙어 거래되는 것을 보고는 적잖게 충격을 받았을 정도니까. 그렇게까지 해서 설치해야 하나? 어찌어찌 나도 초대장을 받게 되어 가입하게 되었지만, 사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거리가 없다 생각했었다. 당시에는 안드로이드 지원도 안 하던 터라 나도 아이패드로만 들어간 상태였다.

처음에 UI가 너무 구려서 욕 많이 했다... 미안그런데안미안

클럽하우스의 폐쇄성도 이제는 예전의 이야기가 된 듯하여 굳이 언급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클럽하우스가 뜨거워진 이유에 '초대장'이 한 몫 했다는 것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IT업계 유명인사들로부터 시작해서 각종 셀럽들이 참여하여 유명세를 탔으니까. '초대장'만으로 가입할 수 있다는 사실이 희소성을 느끼게 하니 히트를 친 셈이다. 누구나 쉽게 가입할 수 없다는 점이 강력한 단점인 동시에 장점이었다. 플랫폼 자체의 폐쇄성과 음성으로만 접근 가능하다는 물리적인 한계 때문에 금방 몰락할 거라는 예상 보다는 가늘고 길게 유지 중인 듯하다. (강력한 한 방을 더 먹일 콘텐츠적 아이템이 생기면 좋을 텐데...)
그렇게 초대장을 통해 '계정'이 생성된 상태이기 때문에, 클럽하우스의 1차적인 목표는 당연히 교류가 된다. 여섯 다리만 건너면 지구의 모든 사람과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이론처럼, 플랫폼 자체에 가입한 것 만으로도 교류의 장이 형성된다고 본다. 이제 본격적인 교류를 위한 콘텐츠가 다수 형성된다. 유명한 셀럽의 토의, 강의 용도로 여는 일방적인 소통의 방부터, 사용자들이 재치 있게 만든 성대모사 방, 일상 잡담 방 등 상호작용이 가능한 방도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

맥락이 조금 다른 것 같지만... 아무튼 트위터 스페이스

이게 뭐람 소리가 절로 나오던 스페이스. 와중에 플릿은 사라졌다!

클럽하우스로부터 영향을 받았는지, 트위터에서도 '스페이스'를 만들었다. 트위터는 스페이스를 '개설'할 수 있는 권한이 굉장히 까다롭다. 베타 버전을 적용했을 때에는, 스페이스 개설 권한이 유저들에게 랜덤하게 주어졌다. 이후 정식 런칭 이후에는 팔로워 600명 이상의 계정만 개설자 권한이 생긴다. 타 계정은 참여만 가능하다. 그렇다 보니 개설자의 비율은 당연히 트위터에서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네임드 계정 위주로 개설된다.
그러나 베타 버전에서 부여한 스페이스 개설 기능을 치사하게 줬다 뺏진 않았다. 그렇게 랜덤으로 부여받은 역시도 계속 개설 권한을 갖고 있는 계정이 많다. 트위터의 스페이스는 클럽하우스보다는 비교적 더 좁은 네트워크로 형성이 되는데, 주로 상호 팔로우가 완료된 '맞팔'의 '트친'들끼리 소통하는 방이 주로 많은 듯하다.
특히 여러 장르의 '덕후' 비중이 높은 트위터인 만큼, 스페이스의 주제는 보통 각 작품에 대한 해석, 논의 및 설명 등이 중심이 되는 것 같다. 새롭게 업데이트되는 최신 정보를 공유하며 사담을 나누기에 매우 좋은 기능이라 생각한다.
물론 셀럽들이 직접 사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최근에 김연경 배구선수가 트위터에 접속하여 스페이스를 잠시 사용했는데, 수많은 팬들이 음성으로 사랑 고백을 했다. (내가 직접적으로 고백하고 마이크를 잡진 않았지만, 나도 그 자리에 있었다.) 매우 재밌는 경험이었다. 우리 모두 비슷하구나...